[추석연휴쓰레기후기] 이번 명절은 신기하게도 친척들이 유난히 일회용품을 많이 쓰더군요! 나름 특별한 추석이었어요. 게다가 뉴스에서 기사에서 요즘 심심찮게 나오는 과대포장쓰레기 얘기가 역시나 고스란히 내 눈앞에서도 펼쳐져서 영화같았어요-,-
*부모님집 갔는데 쫌이따 동생이 와서 한무데기 쓰레기를 들고 왔습니다. 동생은 이마트 단골고객이거든요. 이번엔 자기 먹고 싶다고 선물빙자 충동(?)구매한 곶감에 저 박스는 물론이고 보온보냉가방까지. 고스란히 쓰레기통으로 갈 것들이잖아요. 그래서 우선 종이라도 메모지나 카드로 쓰려고 떼어 보관. 저 보냉가방은 우선 두긴 했지만 어디다 쓸지 막막... 사실 저 테이프들도(사진에 손에 붙여 찍었는데 보이시나요) 내 집에선 다 쓰겠구만 여기선 그냥 버림.
*사진엔 없지만 엄마 생신이기도 해서 동생이 선물로 사 온 장갑한켤레. 근데 그 포장은 장갑 부피의 12배!!! -쇼핑백,상자 두개, 리본, 완충제, 비닐포장, 그외다수. 엄마가 포장 벗기시는데 진짜 양파껍질 벗기는 거 보는 것 같았어요. 그 큰 쇼핑백안에 있는거 꺼내 풀러풀러 보니 결국 째끄만 장갑이더라는.
*할머니댁 추석에 삼촌사촌들 다 모이는 자리에는 이번엔 결혼한 사촌도 있고 애기도 하나 더 생겼고 해서 누가 회를 사오면서 혹시 수저 모자랄까봐 나무젓가락 무데기로 갖고와서... 설마 그걸 누가 쓰겠나 싶어 방치했더니 누가 그걸 꺼내 풀르기 시작하길래 제가 얼른 "어머머 나무젓가락 몸에 안 좋으니 있는 쇠젓가락 쓰자"고 거두어 겨우 막았음(순간전투 나간 기분). 순식간에 나무젓가락 20쌍이 쓰여질뻔한 순간.
*누가 아이스크림 먹고 싶다고 몇명 끌고 나가더니 베스킨라빈스 큰거 두 통 사왔는데 (으...나 유제품 못먹음 ㄷㄷㄷ)그 분홍플라스틱스푼도 20개 무더기로 갖고 옴. 질겁을 한 저는 (왜 그 때 분홍스푼들이 벌레같이 보였을까요) 이번엔 "이 플라스틱 숟가락은 잘 부러지고 작으니까 큰 쇠숟가락으로 먹자~" 하고 싸악 걷고 쇠숟가락 나눠줌.
기타등등
저 이렇게 단체를 대상으로 한 전투적행동 난생 처음 한 것 같아요. 그 동안은 주어진 환경에 순응(?)하고 저 혼자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쓰레기 안만들기 했던 정도였지 않나 싶네요. 2018년 추석 인상적이었어요.
근데... 그렇게 해 보고 나니까, 사람들이 사실 무슨 생각이 있어서 일회용품 쓰는 게 아니라, 상황이 그걸 쓰게 돼 있어서 별 생각없이 쓰는것이란걸 또 경험한 것 같아요.
다들 추석때 쓰레기 특별경험 조금씩은 하셨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