댁내 쓰레기들 두루 평안하신가요? 

오랜만이예요 여러분, 최지입니다. 

사회적거리두기가 2.5단계에서 오늘부로 2단계로 하향되었네요. 그덕에(!) 느긋했던 재택근무가 끝나고 저도 내일부터는 사무실 출근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근3주간 재택근무를 했는데요. 저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덩달아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서 식구들이 졸지에 집밥 나눠먹는 사무실 동료가 되어 버렸죠.

함께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자연히 식재료 구매도 빈번해지고, 그러다 보니 역시 쓰레기도 무시무시하게 많이 나오더라고요. (아 진짜 X마트, 웬수가 따로 없어요) 거기다가 온라인 쇼핑이 늘어나면서 이런저런 쓰레기가 정말 많이 늘어났어요. 저는 집안에서 쓰레기분리수거 담당인데, 재택근무 시행과 동시에 제 집안일도 엄청 늘어나게 되었죠. 

또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이런저런 살림들 때문에 신경전도 좀 있었죠.가족들을 위해 엄마가 장을 봐오면 "검정 봉지가 너무 많다, 플라스틱이 너무 많다" 잔소리를 쫑알쫑알대고, 값이 싸서 온라인에서 장을 보려고 하면 "택배노동자들 힘들다, 할 수 있다면 그냥 우리가 가서 사자, 쓰레기 많이 나온다" 또 잔소리를 한바탕 하게 되더라고요. 집에서 하는 환경운동이 제일 어렵다는 걸 다시 한 번 새삼 깨닫게 되었죠. 한편으로는 제 잔소리(!)에 비닐봉지 하나라도 덜 받으려 노력하고, 라벨지를 잘 떼려고 물에 병이며 플라스틱 쓰레기를 담궈 놓은 가족들을 보며 고마운 마음과  희망도 좀 갖게 되었어요. 

무튼 집에 머물면서 살림도 계속 들여다 보고, 자연스레 쓰레기 들여다 볼 시간도 더 들어 났어요. 특히 제가 사는 지역에서는 이번달부터 새로운 분리수거 시스템을 시행하게 되었는데요.

주택가로 이루어진 저희 동네에서는 분리배출 정류장도 없고, 그렇다고 배출 봉투가 따로 있거나 하지 않았어요. 각자도생으로 알아서 재량껏 분리배출을 했었죠. 그러다보니 정말 별별 방법으로 쓰레기가 투척되고,  길거리도 무지 지저분하고, 재활용도 잘 되지 않았거든요. 보다 못한 시청에서 저희 동네만 시범사업으로 재활용봉투를 일괄 지급하고, 재활용 마크가 있는 모오든 것들을 한 봉투에 담아 버리는 제도를 시행하게 되었어요. 

병 따로 플라스틱 따로 비닐봉지 따로 버리는 게 아니라 재활용마크가 있는 것이라면 어느 것이든 한 봉투에 버리게 되었는데요. 뭔가 동네가 깨끗해질 거라는 기대감도 생기면서 한편으로 도대체 이 쓰레기들이 한 곳에 모여 어떻게 처리되는지, 뒤죽박죽 섞여 재활용률이 떨어지지는 않는지 궁금해지더라고요. 이번에 배급받은 봉투에 처음 재활용 쓰레기를 모아 버리게 되었는데, 앞으로 어떻게 이 제도가 변해갈지, 벌써부터 궁금증이 터지네요. 

코로나19로 바뀐 일상으로 여러분 가정과 일터, 주변 쓰레기 모습도 많이 바뀌었을 것 같네요. 여러분들의 쓰레기는 어떤가요? 별 싸움 없이, 잘들 지내고 있나요? ㅎㅎ 

사진 1. 통장님이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배급해 주신 재활용품 전용 수거봉투 : 페트, 캔류, 종이, 유리, 비닐류, 종이류, 플라스틱을 한꺼번에 배출할 수 있어요. 

사진 2, : 간장통 뚜껑과 샐러드 드레싱 뚜껑을 제거하기 위한 사투. 아니 왜 뚜껑이랑 통이랑 재질, 라벨 전부 다른 재질로 만든걸까요ㅠㅠ 매번 이러기도 증말 짜증나네요. 저의 분노 보이십니까?